* 기본정보
개봉: 2020. 11. 27.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출연: 박신혜, 전종서, 김성령, 이엘 등
줄거리: “거기 지금 몇 년도죠?”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서연’(박신혜).
집에 있던 낡은 전화기를 연결했다가
‘영숙’(전종서)이란 이름의
낯선 여자와 전화를 하게 된다.
‘서연’은 ‘영숙’이 20년 전, 같은 집에
살았던 사람이란 사실을 깨닫고
그때부터 두 사람은 우정을 쌓아간다.
“내가 말했지, 함부로 전화 끊지 말라고.”
그러던 어느 날, ‘서연’과 ‘영숙’은
각자의 현재에서 서로의 인생을 바꿀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영숙’은 20년 전 죽은 ‘서연’의
아빠를 살려주고,
‘서연’은 ‘영숙’의 미래를 알려준 것.
그러나 자신의 끔찍한 미래를
알게 된 ‘영숙’이 예상치 못한 폭주를 하면서
‘서연’을 위협하기 시작하는데…!
금기를 깨버린 전화 한 통 살인마가 눈을 뜬다.
(내용 출처- 네이버 영화 소개)
[Netflix] 콜 | 공식 예고편
출처: 네이버TV
좋은 일이든 아니든 자신이 한 일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우리 삶은 ‘결정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혼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부터
시작해서 작게는 오늘 점심을
뭘 먹어야 할까까지,
우리는 매 순간 결정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크건 작건 그 선택에 대한
결과는 나의 책임이다.
영화 <콜>은 그러한 선택에 대한 문제이며,
내가 현재를 얼마나 만족하고,
집중해야 하는 지에 대한
메시지를 바탕에 깔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콜>은 타임워프(시간왜곡,
과거나 미래의 일이
현재에 뒤섞여 나타나는 것)를
기본 재료로 활용한다.
타임워프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아 또야?”라는 소리가 나올만큼
이제는 사실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진부한 소재를
어떻게 변주하냐에 따라
더 큰 반전과 전개를 이끌어 낼 수 있기에,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임은 틀림없다.
위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는
‘양날의 검’인 것이다.
<콜>은 타임워프의 양면성을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2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같은 집에서
같은 전화기로 통화를 하며
서로의 우정을 쌓아가는
서연(박신혜)과 영숙(전종서).
서로가 존재하는 시간은 달라도, 두 사람은
‘엄마를 미워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인물.
늘 엄마 때문에 아빠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서연.
어린시절, 엄마가 냄비를 올려둔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지 않아 불이 났고
그로 인해 아빠가 죽었다고 엄마를 원망한다.
그래서 인지 뇌종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엄마에게 늘 차갑다.
영숙 역시, 자신을 가두고 억압하는
신엄마를 증오하고,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둘다 엄마를 미워한다는 건,
‘현재를 증오한다,
현재를 바꾸고 싶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서연에게
“네 아빠를 내가 살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다소 겁나지만 흥미로운 제안을 하는 영숙.
실제로 영숙은 (어린시절)서연의 집에 찾아가
가스레인지 불을 끄고 서연의 아버지를 살린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바뀌는 서연의 현재.
죽었던 아빠가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이렇게 시간을 초월한 우정인가,
영숙은 생각보다
좋은 아이인가 싶은 착각을 준다.
영숙에 대한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어,
서연은 죽을 뻔한 영숙을 살려준다.
하지만 서연의 선택은 영숙뿐 아니라
서연의 인생까지 바꿔놓는 더 큰 계기가 된다.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현재 혹은 미래,
하지만 선택은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최악으로 치닫는다.
어떠한 선택을 하든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꾸려고 하면 할수록
늪으로 빠져버리는 듯한 찜찜한
결과로 이어지는 부분은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인
애쉬튼 커쳐 주연의
‘나비효과’가 떠오르기도 한다.
(* 콜은 2011년 개봉한
‘더 콜러’라는 영화가 원작이다.)
익숙한 소재라 충분히 예상도 가능하지만
서연과 영숙을 오가는 이야기의 전개가 빨라,
늘어지지 않고, 영화의 긴장감이 유지된다.
하지만 전개가 빠른만큼
일의 개연성, 인물 개개인에 대한
스토리가 부족하다.
부족한 면은 ‘전종서’라는
배우로 채우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전종서’의 존재감으로
이끌어 가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속에는 전종서와 박신혜가 주인공이지만
김성령, 이엘, 오정세, 이동휘 같은
존재감이 큰 배우들도 대거 출연한다.
역할과 캐릭터의 비중 때문이긴 하겠지만
그나마 이엘을 제외하곤
크게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전종서에게 잡아 먹히는 느낌이다.
그의 데뷔작인 <버닝>에서부터
보통은 아니라고 느꼈지만,
이번 영화에서 전종서는 확실히
존재를 각인시킨듯 하다.
진짜 미쳤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영화가 가진 지루한 면을
전종서의 연기와 캐릭터가
중심을 잡아줌으로써
아까 말한 양날의 검의 균형이 맞춰진다.
진짜 또라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광기어린 그의 연기는
보는 내내 소름이 돋았다.
화차의 그 무표정했던 김민희의
살인마 연기와는 또 다른 결을 보여준다.
영화의 결말이 다소,
찜찜하고 좋지 않은 뒷맛을 남기긴 하지만
그 또한 이 영화가 가진 분위기에 맞는
결론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그때, 이런 선택을 했다면,
혹은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지금과 달리,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
하지만, 그때의 다른 선택이
더 나은 나의 미래와 결과를
낳았으리라고는 보장하지 못한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든다.
나에게 주어진 현재를 후회없이 살아낸다면,
과거의 ‘나’에 집착할 일은
그나마 덜 수 있지 않을까.
내 선택에 대한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그저 흘러가는대로 받아들이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게, 자신의 삶이
더 행복해지는 길일지도 모른다.
무튼, 영화 <콜>은 꽤나 흡입력있고
몰두해 보기 좋은 스릴러 영화다.
내용은 그렇다쳐도, 전종서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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